라이프이즈로맨스(LIIR)는 '낭만'이라는 매개를 통한 공간 디자인 언어로 '이 상'을 건축과 공간으로 펼쳐내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스튜디오는 공간이 일상 속 작은 행복의 조각들을 수집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며, 공간에 낭만이 녹아 들 때 비로소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라이프이즈로맨스의 '낭만'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Q. LIIR와 허슬기, 심우창 실장의 소개를 부탁한다.
허슬기(이하 허). 라이프이즈로맨스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당신의 낭만을 그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사람들 이 마음속에 품어왔던 이상적인 낭만을 선과 면이라는 건축 언어 를 통해 구체화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심우창(이하 심). 오운아파트먼트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라이프 이즈로맨스에서 구체화된 이미지들을 실체화 할 수 있도록 도면 화하고 해결이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들을 고민하고 풀어내는 역 할을 하고 있다.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는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매개로 건축과 공간디자인, 브랜딩과 조경까지 브랜드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구 상하고, 이를 현실로 구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LIIR라고 많이 불러주시는데, 라이프이즈로맨스의 앞 글자를 딴 LIIR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라이프이즈로맨스와 시공 기반의 종합건설사 오운아 파트먼트로 구성되어 있다.
Q.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첫 상업 프로젝트인 '스테레오타입오브부산'과 최근 많은 스테이 프로젝트를 진행하 고 있는데, 그 계기가 된 '사유의 숲'이라는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스테레오타입 오브부산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첫 번째 사업이자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었다. 15평 남짓의 작은 규모지만 가구, 소품, 조명, 식물, 식기, 플레이 리스트까지 제작하고 세팅했던 프로젝트다.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한 라이프이 즈로맨스의 초석을 다져준 감사한 프로젝트다.
다음으로 사유의 숲 프로젝트는 한창 코로나가 시작되고 해외 여행이 어려운 시기였 다. 스테이는 많이 생겨나고 있었는데 뚜렷한 콘셉트를 가진 곳은 많지 않았다. 건축 주는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이국적인 공간이었으면 좋 겠다는 요청을 했고, 이것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고민하고 풀어냈던 프로젝트였다. 열 대 식물, 라탄과 같이 형태감과 직조감이 뚜렷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휴양지에서 만 나볼 수 있는 특징들을 건축물과 공간에 최대한 녹여냈다. 결과적으로 건축주도, 우 리도 수많은 DM을 받게 되고, 예약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오픈 전 부터 화제가 돼서 재미있는 경험 중에 하나였고, 현재 우리가 스테이 위주로 진행하 게 된 의미있는 프로젝트다.
Q. 한옥 기반의 프로젝트가 돋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LIIR만의 방식이 궁금하다.
처음 한옥 프로젝트 의뢰를 받았을 때 촌스럽지 않은 한옥을 완성하는 것, 현대적인 건축물과 비교해도 기능적으 로 불편함과 부족함이 없다고 느껴지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유럽 건축의 특징인 벽식구조에 비해 기둥-보 구조의 한옥이 확정성이나 리모델링에 있어서 훨씬 이점이 많음에도 그동안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전통 양식이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불편함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우리가 그려나가는 디자인의 무드를 최대한 입히려고 한다.
아울러 본래 한옥이 가지고 있는 구조를 살리면서 우리가 만든 새로운 얼굴로 또 다시 100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Q. 평소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특정 공간보다 삼청동이라는 동네를 너무 추천하고 싶다. 단풍이 물든 가을, 눈 내린 겨울 등 어 느 계절에 가도, 어떤 골목을 가도 아름다운 동네라고 생각한다. 작은 규모의 카페들, 다양한 갤 러리와 역사를 품고있는 한옥마을과 고궁까지. 낭만이라는 단어가 실체화 된다면 삼청동이 아 닐까 생각할 만큼 우리는 삼청동을 너무 애정한다. 외국인들을 비롯해서 여행객들도 많은데 길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의 표정만 봐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일을 하다가 행복한 사 람들과 마주하기가 쉽지 않은데 삼청동은 행복한 사람들만 마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치는 동네가 아닐까 한다.
Q.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는가?
습관처럼 새로운 레퍼런스나 재료에 대해 스터디 하고 다양한 것들을 접하고 경험 하지만, 우리는 여행에서 느끼는 영감이 가장 큰 것 같다. 작년 여름에 스위스를 다 녀왔는데, 건축 투어라고 할 만큼 다양한 건축물을 스터디하고 경험하려 했다. 하 지만 막상 가장 충격적으로 반했던 건 건축물을 넘어선 자연과 문화였던 것 같다. 결국 건축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내가 디자인한 건축물과 공간의 장소성이다. 여름 의 스위스는 처음이었는데,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물 위에 떠다니는 사람들과 곳곳 에 마련된 무료 야외수영장을 보면서 놀랍다를 넘어서 아름답다는 감정을 느꼈다. 대다수의 현지인들은 튜브처럼 방수 처리가 된 비닐 가방을 메고 다닌다. 가방 안에 입던 옷을 넣고 잠그면 튜브가 돼서 다음 목적지까지 둥둥 떠서 이동한다. 책상 앞에서 고민하다 보면 디자인의 디테일이나 작은 요소들에 대한 집착이 늘 어나게 되는데, 여행을 하며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은 디테일을 넘어 실질적인 사 용자들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가 그려낸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의 행위 를 예상하고, 만족도를 확장시켜 '장소'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래서 여행을 떠날 땐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려 한다.
Q.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나.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낭만'이 주요 키워드가 될 것 같다. 두루뭉술할 수 있지만 공간을 운영할 사람들의 낭만과 공 간을 사용할 사람들의 낭만을 어떻게 담아내고 표현할지를 가장 많이 고민한다. 건물을 짓든 집을 꾸미든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누군가 평생 이어온 꿈이다. 보통은 건축주의 입장에서 그들이 평생 꿈꿔왔던 공간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체화할 것인지, 여기에 낭만을 어떻게 담 아낼 것인지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쟁점 중에 하나다. 결국 평면과 입면, 디테일과 같은 이론 들은 이야기를 디자인적으로 풀어낼 때의 방식과 도구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또 '낭만'이다.
Q. 후배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허. 우리가 선배로서, 오래된 업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야기 하기엔 부끄럽지만 언니, 오빠로서 이야기하자면 좋아하는 것 들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체득할 수 있는 시간들을 보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해 남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보다 내가 좋아하 는 것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많이 가 졌으면 한다. 결국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요청 사항 또는 사 용하게 될 사람들의 니즈를 떠올리고 고민하면서 일을 할 수밖 에 없다. 그 기저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방향 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 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종종 가지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 건축이라는 범주가 굉장히 넓다. 그렇기 때문에 꼭 디자인 을 잘하는 사람만 건축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누군 가가 멋진 디자인을 해오면 그것을 어떻게 풀 것인지, 기술적으 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해결해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분야 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Q. LIIR와 허슬기, 심우창 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허. 나는 멋진 건축가나 디자인디렉터가 꿈인 사람은 아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올 수 있는 친근하고 다 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정말 단순하게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좋아하는게 많아서 좋아하는 것들을 하기에도 1 년은 너무 짧다. 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행복이라는 단어를 숨쉬듯 사용하는 사람인데 그러다 보니 정말 행복 한 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 같다. 클라이언트분들께서 감사하게도 "LIIR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주세요"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앞으로도 그런 회사가 될 수 있게 계속 서포트하고 대표로서가 아닌 실무진의 입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끝으로 행복을 꿈꾸고 낭만을 그리는 디자이너로 소개되는 것이 영원한 꿈이다.
심. 일본 건축물의 디테일이 뛰어난 이유는 러프한 스케치와 디자인들을 심도 있게 풀어내는 시공사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 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름다운 건축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건축 단계에서부터 고려된 디테일과 이것 을 풀어낼 수 있는 시공사의 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도 처음 설립 목적과 같이 '라이프이즈로맨스'만의 낭만을 현실 로 풀어내는 오운아파트먼트가 아닌, '세상의 멋진 건축가들'이 구현하고자하는 디자인들을 멋지게 풀어낼 수 있는 뛰어난 종합건설사로서 한걸음씩 나아가고자 한다.
LIIR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4길 6, 라이프이즈로맨스
WEB: lifeisromance.co.kr
EMAIL: hseulkkk@naver.com
TEL: 010-6859-9388
허슬기 / Seulgi Heo
약력
2017~ 라이프이즈로맨스
2014-2016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학력
울산대학교 건축학 학사
심우창 / Woochang Sim
약력
2021~ 오운아파트먼트
2017-2021 라이프이즈로맨스
2014-2016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학력
숭실대학교 건축공학 석사
숭실대학교 건축공학 학사
대표 프로젝트
카페, 레스토랑: 제주 김녕 델문도 / 평택 사리당
스테이: 사유의 숲 / 호텔벨보이 / 산온1,2,3 / 한량 / 테오리아
기타: 입셀 오피스 / 마브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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